최근 호주, 캐나다 등 각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이 지속적으로 체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의 FTA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한·중·일 FTA 협상 추진을 위한 토대를 구축한다는 미명 아래 중국과의 FTA 추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기존에 FTA를 체결했거나 추진 중인 상대국에 축산업 강국이 대거 포진해있었다는 점에서 축산농가들은 산업의 명운이 달린 위기 상황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중국시장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성장세, 소비시장 변화 등으로 수출 가능성도 조심스레 타진되고 있다.
연내 타결을 앞두고 있는 한·중 FTA이 한우산업에 미칠 득과 실을 살펴봤다.<편집자 주>
#중국 육우산업, 효율성 ↓ · 생산 잠재력 ↑
중국의 육우산업은 번식농가의 낮은 효율성, 부족한 암소 및 송아지 사육마릿수 등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강원대학교를 통해 실시하고 있는 연구용역에 따르면 중국의 4개 성 8개 현 번식농가는 평균 마리당 1986.95위안(약 34만원)의 적자를 보이고 있으며 자가 노동비를 제외해도 단지 310위안(약 5만원)의 소득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2003년 1억1434만마리에 달하던 사육마릿수는 2012년 1억343만마리까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중국의 육우는 농작물 부산물과 옥수수, 콩 등의 자원이 풍부해 생산성에 비교우위가 있는 산업지대에 형성돼 있으며 지역 우량 품종이 있어 개량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과 관련한 민원과 규제가 늘고 있는데 반해 중국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분뇨자원의 활용 여지도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군다나 중국 주요 사육지역은 대도시가 집중된 지역에 위치해 있어 소비지 연계가 좋을 뿐만 아니라 주변 8개 국가와 접경하고, 1등급 및 2등급 무역개항이 14개나 있어 직접 수출 또는 제3국을 경유한 수출도 가능한 이점이 있다.
이병오 강원대 교수는 “중국은 전체적으로 송아지 생산이 부족하고, 육우 생산주기가 길며 초기 투자비용이 큼에도 자금 유동성이 느려 많은 농가가 사육을 포기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향후 3~5년내에는 중국의 쇠고기 공급은 수요를 만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분산돼 있는 작은 육우사육농가의 전업이나 규모 확대, 현대화 추진 등에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쇠고기 소비 급증 · 높은 한류 호감도…수출 기대감 ↑
중국 시장은 과거 전 세계 돼지고기의 50%를 생산하는 최다 생산국이자 소비국이었지만 최근에는 경제성장과 함께 쇠고기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통계연감에 따르면 2011년 중국도시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2.77kg으로 기타육류와 비교하면 양고기보다는 높은 편이지만 돼지고기나 기금육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7.88%에 불과한 수준이다. 하지만 1990년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이 0.9kg, 육류점유율이 5.4%였던 점을 감안하면 그 신장세는 크게 두드러진다. 특히 중간소득계층 이상의 소비량은 3kg이 넘는 등 도시가구의 젊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쇠고기에 대한 소비 전망이 증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도시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마블링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중국 내에 일본기업과 합작 설립한 브랜드육도 나타났으며 한류의 흐름을 타고, 한국 음식에 대한 호감도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중국시장에 대한 수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한우는 일본 화우보다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 한우의 수출 가능성에 긍정적인 부분으로 평가되고 있다.
#고급육 시장 부재 · 선도기업 중심 역수출 가능성 · 낮은 생산비, 변수
이 같은 중국시장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중국 육우산업이 주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조병해(曺兵海) 중국농업대학 교수에 따르면 중국의 육우산업 정책은 과도하게 비용을 높여가며 마블링 높은 쇠고기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지양하고, 중상등급 육의 육질을 지향하며 육량을 최대화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는 구이류 소비비중이 높지 않은 중국의 쇠고기 식문화방식에 따른 것으로 굳이 생산비를 높여가면서 마블링이 우수한 고급육을 생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고급육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는 한우의 수출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벽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고급육 생산을 지양하는 대신 부존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대중화를 이루는 한편 미국의 패커와 유사한 소위 ‘용두(龍頭)기업’이라 불리는 선도기업을 통한 계열화로 경쟁력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이들 선도기업은 현재 시장점유율이 10~20% 수준에 불과하지만 중규모 육우기업들이 늘고 있어 이들을 포함할 경우 기업형 패커의 시장 점유율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일부는 사료와 외식산업까지 아우르고 있어 이들에 대한 집중 투자는 언제든지 시장 경쟁력을 갖추고, 우리나라나 일본으로 고급육이나 저가 쇠고기를 역수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고 있다.
따라서 이들 선도기업의 규모와 자금력, 저렴한 인건비에 중국 정부의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가 더해진다면 중국산 쇠고기의 파상공세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지역화 정책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중국은 넓은 영토만큼이나 가축질병 발생율도 지역별로 차이가 있는데 FTA를 체결하면서 가축전염병 비발생지역을 중심으로 사육 및 수출을 주도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에서는 2001년 동물전염병 비발생지역 시범구 5개소를 지정하고, 2010년부터 2019년까지 2단계에 걸쳐 동물전염병 비발생지역을 구축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우리나라와 중국 육우의 생산비 차이다. 이병오 강원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육우산업은 생산비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기는 하나 2010년 기준 비육우 kg당 생산비는 여전히 우리나라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는 등 가격 경쟁력에서는 절대적 우위를 나타냈다.
김창호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박사는 “우리가 중국시장을 이해함에 있어 중국 선도기업과 중국 정책 방향의 변화 등 한우산업을 위협할 수 있는 특수한 상황에 초점을 ㅤㅁㅏㅊ춰야 한다”며 “FTA 추진과 더불어 정부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에서 쇠고기를 냉장상태로 국내에 역수출하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이에 대응한 비관세 대책도 마려해야 할 것이다”고 주문했다.
<출처 : 농수축산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