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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산업, 위기인가 기회인가
관리자 2008-08-19 1223


한우산업, 위기인가 기회인가


   사육두수·가임 암소 사상 최다 육박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본격화되고 LA 갈비 등 뼈있는 쇠고기의 시중 유통이 시작되면서 산지 소 값 및 송아지 가격이 폭락하는 등 한우산업이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생산비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사료 값이 큰 폭으로 올라 농가들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진 상태다.

▲한우가격, 상승요인이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위기는 하향곡선으로 치닫고 있는 산지 한우 및 송아지 가격의 회복시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우산업의 특성상 공급 및 수요, 내·외부 환경변화에 따른 가격 하락과 상승 싸이클이 반복돼 왔지만 현재로선 ‘추석 특수’외에는 상승 요인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

이같은 분석의 가장 큰 원인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증가한 한우사육두수에 기반한다.

한육우 마릿수는 06년 8월 200만 마리를 넘어선 이후 07년 12월 220만1000마리에 이어 올 6월 현재 244만8천두 수준까지 늘었다. 이는 전년동기보다 26만9천두, 무려 12.3%가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주목해야 할 부문은 송아지를 생산하는 가임 암소수다.

한육우 가임암소의 경우 지난해 12월 94만1천마리에서 올 6월 100만두를 넘어섰다.

102만9천마리이다. 이에 따라 송아지 생산마릿수도 6월 현재 27만6천마리로 무려 79.2%나 불어났다.

▲미산 수입 돼도 암소도축률 변화없어= 이처럼 폭등한 한육우 사육두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본격화와 맞물려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홍수출하와 암소도축 증가 등 산지에서 나타나는 혼란이 없다는 것이 전과의 다른 점이다.

실제로 미산 쇠고기 검역과 유통이 본격화된 지난 7월 한우암소도축률은 46.6%로 전월 수준 44.1%보다 약간 증가추세를 보였으며 암소두수는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동기 45.9%와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도매 및 산지 시장에서도 예년에 나타났던 홍수출하 등의 영향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송아지생산안정제에 심리적 기대= 암소도축두수가 증가하지 않고 홍수출하 등도 나타나지 않은 데는 소 및 송아지 가격의 폭락으로 농가들이 출하를 기피했다는 점과 함께 송아지생산안정제 등 정부 정책의 지지 기능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분기 평균가격이 165만원 이하로 하락 시 만 4개월에 도달하는 송아지에 지급되는 송아지생산안정제에 많은 번식우 농가들이 심리적인 기대를 갖고 있는 것. 하지만 한우가임암소의 대부분이 송아지생산제에 가입한 반면(가입두수102만1천두) 반면 실제 보전금을 지급받는 송아지는 분기별 14만여두에 불과해 실제 혜택을 받는 농가들은 미비한 수준이다.

▲송아지생산안정제의 양면성= 이에 따라 한우협회 등은 분기별 평균거래가격의 지급 기준 가격을 월별 산정으로 변경해 농가들의 사육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김영원 한우협회 차장은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발동되는 송아지생산안정제의 실효성을 따져봐야 한다”면서 “월별 산정을 통한 지급 등의 방식으로 농가의 불안 심리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는 반대로 송아지생산안정제가 적용농가는 소수인 반면 심리적인 지지 기능으로 폭등 수준으로 불어난 한우사육두수를 조절하는 등 자율적인 사육수수 조절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송아지생산안정제 가입 암소는 무려 102만1000두로 암소두수 102만9000두의 대부분이 가입하는 등 안정제에 대한 농가들의 높은 기대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정책이 보내는 잘못된 신호로 점진적인 사육두수 조절이 요원해 질 경우 장기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한우암소사육기반이 일시에 붕괴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우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송아지생산안정제 혜택 농가는 안정기준가격 이하 하락시 만 4개월에 도달하는 농가임에도 대부분의 번식농가들이 보전금을 지급받는 것으로 오인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때문에 사육두수가 크게 증가해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암소도축수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 사육두수의 조절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송아지생산안정제에 대한 지나친 기대가 오히려 암소사육두수조절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점진적인 한우 암소 두수 조절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는 장기간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고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경영압박에 따른 한우암소도축의 급격한 증가로 한우사육기반이 한꺼번에 붕괴 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암소 도태 지원 및 수매 나서야= 업계 전문가들은 산지 사육두수가 지금의 수준이 유지될 경우 한우산업은 미국산 등 수입산 쇠고기 수입과 맞물려 쇠고기 공급 과잉에 따른 장기불황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나서 적정 수준의 암소 사육기반을 설정하고 도태 지원금을 통해 암소도태에 나서는 한편 산지 큰 소 수매와 대대적인 할인행사 등으로 한우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함께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 지속성이 우려되는 송아지생산안정제에 대해서도 적정수준의 사육 두수를 고려해 ‘쿼터 이내’의 송아지에 한해 보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송아지생산안정제도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출처 : 축산경제신문 2008년 8월 14일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