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한우고기 선물세트가 대형백화점을 중심으로 시장에 본격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올 추석을 겨냥해 출시된 유기농 한우가 안전한 먹을거리를 추구하는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과연 사로잡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농산물의 경우는 이미 웰빙 트렌드가 일반화 양상을 띠면서 유기농 제품의 관심과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축산물의 대표겪인 한우에 ‘유기농’이란 표현이 붙는 것은 업계나 소비자 할 것 없이 다소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안전에 초점을 맞춰 시장에 나온 유기농 한우.

기본적인 사육방법에서부터 유통까지 자세히 들여다봤다.

# ‘유기농’ 한우, 시장에 나왔다

유기농 제품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 농산물뿐 만 아니라 축산물에도 유기농을 접목해 보자는 의도로 시작한 유기농 한우가 최근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소위 ‘유기농 한우 생산 프로젝트’는 신세계, 현대, 롯데 등 대형백화점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최근 로하스 등 웰빙 트렌드가 인기를 끌면서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된 것이다.

임종길 신세계백화점 축산팀 과장은 “지난 2004년부터 유기농 한우개발에 착수했다”며 “친환경 제품이나 유기농 채소만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유기농 한우를 찾을 것이기 때문에 유기농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올 들어 지난 8월 초 유기농 한우가 시장에 첫 선을 보였으니 꼬박 4년이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러 유기농 한우가 시장에 등장한 셈.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에는 현재 최상등급 한우를 비롯해 유기농 한우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다.

현대백화점도 전남 장흥에서 유기축산물로 인증 받은 유기농 한우를 지난 8월부터 전국 7개 점포에서 납품받아 판매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추석명절을 겨냥해 유기농 한우로 된 명품 추석선물세트를 최대 100개 정도 선보일 예정이다.

# 유기농 한우,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나

3개 대형 백화점에 납품되는 유기농 한우는 성장단계에서 항생제와 성장촉진제,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강원도 화천군에 자체 농장을 마련, 유기축산 관리기준에 따라 초지 1만여 ㎡에 비육사 5동과 번식사 1동, 육성사 2동에 약 2500마리 비육우를 사육하는 등 일관사육을 통해 1년에 약 360마리의 유기농 한우를 출하할 수 있다.

준비기간만 10년 이상 걸렸고 3년 이상 유기농으로 관리된 목장에서 항생제와 성장촉진제,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키워졌다는 신세계백화점의 유기농 한우는 지난 8월 6일 유기 축산물로 인증을 받았는데 호밀 등 100% 유기농으로 만들어진 퓨리나 사료와 공동 개발한 유기사료를 먹이고 있다.

신세계에 유기농 한우를 납품하고 있는 대성목장의 이강열씨는 “천혜의 자연 환경에 종자개량, 한우비육 25년의 노하우를 더해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유기농 한우을 키우고 있다”며“유기농 한우의 1++최상 등급이 타 목장의 일반 한우에 비해 배가량 많이 출현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씨는 또 “사료 원료 생산단계에서부터 위생적인 축사환경을 조성하고 도축장까지의 전 과정에서 소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해 건강하고 안전한 소를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 유기농 한우를 납품하는 한창본 씨(전남 장흥)는 유기농 한우를 생산하기 위해 10년의 공을 들였다.

1년에 18마리를 출하하게 된 한 씨는 유기농 곡물사료나 적토미 볏집 등의 먹이를 주고 부드러운 육질을 위해 유기농 키위를 특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 쾌적한 축사를 위해 바닥에 황토를 깔아 놓고 축사에서 나온 폐기물로 유기 퇴비를 만드는 자연 순환 농업을 추구하고 있다.

한 씨는 “안전성이 보장된 양질의 조사료만을 먹이고 운동량이 많다보니 비육기간이 일반 한우에 비해 3~8개월가량 길지만 일반 한우에 비해 등심 뿐 아니라 안심, 그 외부분에서도 섬세한 마블링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명품 유기 한우 가격은 최고 1840만원, 평균 1430만원으로 일반 한우에 비해 두 배 수준을 받고 있다”며 “한우가 수입산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농가와 정부가 유기 한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기농 한우, 소비자 반응은 지켜봐야

유기농 한우의 가격은 일반 한우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납품 가격이 차이가 나는 만큼 판매가도 고가를 자랑한다.

등심이 100g기준으로 2만원 정도여서 최상등급 일반 한우와 비교해도 높지만 한우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유기농 한우코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은석 신세계 백화점 본점 축산팀 과장은 “최상등급 한우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 유기농 한우를 같이 설명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노약자나 아토피를 앓고 있는 어린이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유기농 한우라는 점을 알려주다 보니 많은 소비자들이 구입을 하고 있다”며 “매출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최상등급 한우의 판매 수준까지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 유기농 한우가 ‘진짜 유기농’인지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는 소비자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일 신세계 백화점 본점에서 만난 이미혜(서대문구)씨는 “유기농 한우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하다”며 “한우가 유기농이 가능하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추석선물세트로 유기농 한우를 찾는 소비자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현구 현대백화점 축산팀 차장은 “명절 때는 귀한 상품을 구하는 소비자가 있어서 어느정도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함영호 롯데백화점 MD 역시 “안전하고 좋은 먹을거리를 선물하려는 소비자들이 유기농 한우를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기농 한우 인증을 받으려면 > 유기농 한우로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에서 인증심사를 할 수 있도록 위임한 인증기관의 심사원이 사육장 및 사육조건과 지급사료기반, 가축의 출처 및 입식, 사료 및 영양관리, 동물 복지의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 지 등을 심사하게 된다.

목장에서는 경영 관리기록과 전환기 기록, 동물 복지관리, 항생제 사용 금지, 사료 GMO 혼합금지, 사료작물 생산 화학비료 금지, HACCP 인증 업체에서의 도축 등을 지켜야 한다.

이러한 사항에 적합할 때 유기농 한우 인증을 받고, 이후 지속적인 사후 관리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