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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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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농가
‘배곯고’ 유통업자 ‘배불리고’
산지 한우가격이 1년 사이 큰 폭으로 하락한 반면 소비자가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수입 쇠고기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유통마진 줄이기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출하→최종 소비자까지 최대 5단계나 거쳐
운송비·소개료·수수료 등 각종 비용 ‘눈덩이’
농협중앙회 축산물가격정보에 따르면 가축시장 한우 가격(600kg 큰 소
기준)은 지난해 12월 476만2000원에서 지난달 27일 현재 345만원으로
131만원이나 하락했다. 그러나 소비자가격은 같은 기간 한우 1등급 갈비는
3만2842원에서 3만3380원으로 등심은 3만1552원에서 3만2238원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한우농가들은 산지에서 최종 소비자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각종 비용과 마진이 붙는 바람에 산지 소값과 소비자 가격 사이에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지난해 주요 농산물
유통실태를 조사한 결과 농가가 소를 출하해 최종 소비자까지 전달되기
까지는 최소 3단계에서 많게는 5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산지운송비, 소개료, 매매 및 도축 대행인 용역비인 매매·중개
수수료, 도축비, 생체 운송비, 하차비 등 각종 경비와 이윤이 추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우 1++ 등급을 횡성에서 서울 대형유통업체에 납품을 할 경우
농가의 수취가격은 마리당 728만8000원이지만 대형유통업체 판매가격은
1229만7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는 지역 농축협인 생산자단체의
이윤과 물류센터의 수수료, 대형유통업체 이윤 등 약 290여만원이 추가로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유통업체들은 최근 유류비나 인건비 등 각종 경비가 상승해
소비자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에는 소를
헐값에라도 판매하려는 한우농가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해 싼 값에
소를 구입한 후 추석이라는 명절 특수를 노리는 유통업체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대형 할인점에 쇠고기를 납품하고 있는 한 중간 유통인은 “각종 경비가
올라 유통단계 비용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며 “일부 유통업체들은
농가들의 심리를 이용해 소를 싼 가격에 산 뒤 훨씬 비싸게 판매한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유통단계를 줄이는 것이 농가나 소비자들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길이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 직거래 판매장이나 식당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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