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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미산 쇠고기’ 어디로 갔나
관리자 2008-10-16 1335


그 많은 ‘미산 쇠고기’ 어디로 갔나


   9월말 현재 검역통과물량 총 1만9985톤 불구 식당·대형할인점 등 취급기피…소비처 불분명

수입 쇠고기의 이력을 관리하는 쇠고기 유통이력 관리시스템 도입이 지지부진하면서 미국산 쇠고기가 호주산으로 둔갑 판매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수입업계에 따르면 최근 치솟는 환율로 인해 호주산 쇠고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양지 등 일부 품목의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가 호주산을 대체하는 분위기이지만 식당이나 대형 할인점들이 여전히 미국산 판매를 꺼리는 상황에서 둔갑판매를 할 경우 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과거에는 도매가격 기준으로 미국산 양지 가격이 호주산에 비해 kg당 약 2000원이 비쌌지만 현재는 환율 급등으로 인해 호주산은 kg당 7500원, 미국산은 6000~6200원선에 거래되는 등 상황이 역전됐다. 9월말 현재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후 국내 검역을 통과한 물량은 총 1만9985톤에 이른다.

A 수입업체의 관계자는 “환율이 올라 호주산 쇠고기 가격이 급등해 일부 품목은 미국산이 대체하고 있지만 소비처가 분명하지 않다”며 “이러한 상황을 볼 때 무자료 거래라든지 둔갑판매라든지 어떤 식으로 불법적으로 유통될 소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국산 쇠고기의 불법 유통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의 관리시스템이 여전히 마련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신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관세청이 지난 6월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 최종 판매업체로 유통되기까지 거래의 모든 내역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한 ‘쇠고기 유통이력 관리시스템’을 10월말까지 구축하기로 밝혔지만 전산시스템만 구축했을 뿐 이후의 진행은 전무한 상태다.

실제로 백재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관세청이 10월 중 쇠고기 유통이력 관리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전산시스템만 구축했을 뿐 시행시기에 대한 계획조차 없을뿐더러 운영에 필요한 101명의 단속인력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행정안전부의 공무원 동결 방침에 따라 충원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다른 기관에서 차출해 지원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농식품부도 전자인식 기술을 결합한 수입쇠고기 유통흐름 추적체계를 내년부터 시범운영 후 단계적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이 제도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산 쇠고기 유통경로 파악은 당분간 힘들어 질 전망이다.

B 수입업체의 관계자는 “정부가 수입 쇠고기의 유통경로를 파악한다고는 하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생긴다”며 “이럴수록 소비자들의 불신이 더욱 높아지는 것은 물론 업체들도 허술한 틈을 이용해 편법을 동원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출처 : 농어민신문 2008년 10월 16일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