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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쇠고기, WTO 분쟁으로 가나
관리자 2009-04-07 1420


캐나다 쇠고기, WTO 분쟁으로 가나


   우리나라가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문제가 세계무역기구 분쟁 절차로 가게 될지 주목된다. 캐나다 각료가 직접 한국을 찾아 WTO 제소 가능성을 내비친 데 이어 몇가지 의심스러운 징후들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 WTO 제소로 가나

4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게리 리츠 캐나다 농림.농식품성 연방장관은 지난달 20일 방한해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WTO 제소도 고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츠 장관은 당시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과 만나서도 강한 톤으로 '상반기 중 수입을 재개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만 해도 정부의 판단은 이런 발언들이 '압박용'에 가깝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뒤이은 캐나다 정부의 행보에서 이상 기류가 감지되면서 우리 정부도 긴장하기 시작했다. 리츠 장관의 요청 이후 농식품부는 외교 루트를 통해 6월 말 열리는 WTO 동식물검역회의 때 쇠고기 수입 문제를 논의하는 기술협의(협상)를 갖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무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주한 캐나다 대사관과의 접촉에서도 우리 측 제안에 부정적이란 인상을 받았다"며 "캐나다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도 2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캐나다가 WTO에 제소하겠다는 방침을 가진 것 같다"며 "WTO에 가게 되면 우리가 여러모로 불리하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2003년까지 우리나라에 쇠고기를 수출해왔으나 2003년 광우병이 발생하면서 수출이 전면 중단됐다. 2007년 5월 미국과 함께 국제수역사무국으로부터 '광우병 위험 통제국' 지위를 얻었지만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캐나다 쇠고기에 빗장을 풀지 않고 있다. 2007년 11월 수입 재개를 위한 검역기술협의가 처음 열렸고 지난해 11월 두 번째 회의가 열렸는데 때마침 그 달에 열다섯 번째 광우병 소가 발생하면서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우리 정부는 6월 말 WTO SPS에서 기술협의를 재개하자고 제안했지만 이는 사실상 '상반기 중 수입 재개'란 캐나다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다.

◇ 정부 '진퇴양난'

정부가 당초 WTO 제소 가능성을 낮게 본 근거는 해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었다. 통상 제소에서 최종 결정까지 2년가량 걸리고 그 결정의 이행을 위해 해당국 법을 바꿔야할 경우 1년 안팎의 이행 기간이 주어진다.

분쟁 해결까지 2~3년이 걸리는데 이 기간엔 수입이 보류된다. 캐나다로선 그만큼 시장 개방 시기가 늦춰지는 셈이다. 캐나다가 WTO 제소를 택한다면 이런 '기회비용'을 감수하고라도 한국 시장의 문을 열겠다는 판단인 것이다. 게다가 WTO는 다자 협상 체제여서 다른 나라들이 이 소송에 동참할 수 있다.

장태평 장관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에 교역 수요를 갖고 있는 나라들이 전부 달라붙어 공동으로 (분쟁이) 추진되고, 만약 지면 참여한 나라들에 대해 전부 다 협상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분쟁에서 승산이 있느냐다. 장 장관은 "광우병 감염 소가 나와도 특정위험물질을 제거하면 쇠고기 자체는 안전하고, 유통될 수 있다는 게 캐나다의 주장이고 국제 관례이자 국제 기준"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해석되는 언급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광우병 소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더구나 캐나다는 미국과 달리 작년 11월에도 광우병 소가 나오는 등 광우병이 '진행형'인 나라다. 정부로선 수입을 재개하려면 '캐나다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입증하고 납득시켜야하지만 쉽지 않은과제다. 충분한 설득 없이 빗장을 풀었다간 '제2의 촛불 시위' 같은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광우병 발생국의 쇠고기에 대해 수입 재개를 하려면 가축전****예방법상 국회 심의도 받아야한다.정부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이다.



출처 : 축산유통소식 2009년 4월 6일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