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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축산’ 무색케 하는 비호감 용어
관리자 2009-05-13 1620


‘친근한 축산’ 무색케 하는 비호감 용어


   최근 국내의 한 심포지엄에 초청된 미국의 대학교수는 “현재 미국 축산업계 내에서는 ‘도축(butchery)’이라는 단어 대신에 ‘수확(harvest)’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단순한 용어 선택에서부터 소비자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미국 축산업계의 부단한 노력이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일반 소비자들은 ‘도축’, ‘도살’ 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갖기 마련이지만 국내 축산업계에서는 마치 없어서는 안 될 전문용어처럼 인식돼 왔다.

그러나 우리의 무관심을 전문용어로 포장한 채 ‘소비자중심의 축산업’ 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축산업의 이미지 실추를 방관해 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의외로 축산용어 가운데에는 이런 것들이 적지 않다.

‘비선호부위’ 라는 표현도 그중의 하나다. 보통 소의 갈비나 등심, 돼지의 삼겹살 등을 제외한 부위를 일컬어 우리는 비선호부위라고 말한다. 축산업계 내부에서 상용되는 단어라고는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들릴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용어가 가지는 힘이 얼마나 강한지는 최근 ‘신종 플루’ 사태를 통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초기 언론에서 ‘돼지인플루엔자’ 로 보도되면서 연중 최대성수기를 맞이한 돼지고기 값이 오히려 폭락했다.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전문가와 양돈업계의 지적을 외면하던 우리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입장 정리가 이뤄진 후 뒤늦게 명칭 변경에 나서긴 했지만 그 여파는 너무나 컸다. 소비자에게 다가가자고, 소비자 중심의 사고를 갖자고 수차례 강조해온 우리 축산업계는 너무 큰 것에만 관심을 가져서 인지,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주는 용어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우리가 큰 것을 놓치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출처 : 축산신문 2009년 5월 11일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