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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혈통등록사업> '부전자전'..혈통지켜 우수한우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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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한우 브랜드 경영체에서는 기본적으로 혈통의 통일을 외치고 있고 소 및 쇠고기 이력추적제와 한우 판별 사업 등도 쇠고기 시장 개방에 따라 소비자에게 한우에 대한 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우농가가 한우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혈통 보존. 한우 족보를 만들어 한우를 보존하기 위한 혈통 등록사업을 들여다봤다.
# 뜨거운 혈통 등록우 경매시장
매달 27일 송아지 경매시장이 있는 경상남도 남해축협.
지난달 27일에 있었던 경상남도 남해축협의 송아지 경매시장에는 총 178마리가 시장에 나와 새로운 주인을 만났다. 이날 경매된 송아지 중 95%가 종축개량협회에 혈통 등록이 된 송아지로 일반 우시장에서 거래된 송아지는 5%에 불과했다.
경매 평균 가격은 4~6개월령 수송아지가 260만원, 암송아지 5~10개월령은 200만원에 거래됐다.
농협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암송아지 4~5개월령은 174만4000원, 수송아지 4~5개월령은 201만2000원이 산지에서 거래된 송아지의 전국 평균 가격으로 혈통등록우 경매시장의 송아지 거래가격이 월등히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혈통이 확인된 송아지에 대한 한우 농가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남해축협 관계자는 “농가들의 편의를 위해서 일반우시장도 만들었지만 농가들이 혈통등록우시장의 송아지가 우수하다고 생각해 혈통등록우를 찾는다”고 밝혔다.
2004년부터 혈통 등록우 경매시장을 열고 있는 전국한우협회 전북도지회의 김정용 과장은 “처음에는 일반우시장과 별 차이가 없었지만 혈통 등록된 송아지가 출하되면서 1+등급 이상을 유지해 농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며 “지금은 혈통 등록우 경매시장의 송아지는 일반우시장에서 거래되는 송아지보다 평균 20~30만원을 더 받는다”고 말했다.
4월 20일부터 5월 21일까지 전국의 혈통등록우 경매시장에서 거래된 송아지는 모두 2754마리로 경락 평균가격은 231만8000원에 최고 경매가격은 346만9000원에 이르고 있다.
# “족보가 있는 한우”
혈통 등록우란 부모가 확인되고 특징을 파악해 이모색 발현 등 결격 사유가 없는 한우 송아지를 말한다.
현재 한국종축개량협회에 혈통 등록된 한우는 암소 약 20만 마리, 수소는 약 19만마리 로 추정되고 있으며 2008년에 태어난 송아지의 52%가 혈통이 등록된 송아지다.
등록의 단계는 모두 5단계로 외모로 보아 한우라고 인정되는 국내 생산우는 예비등록에, 6개월령 이상의 한우로 심사 표준에 따라 일정 점수 이상을 받은 소는 기초등록, 부모가 기초등록우 이상이고 외모상 실격 조건이 없는 송아지가 혈통 등록우가 된다.
또 혈통 등록우가 생후 24개월령 이상 36개월령 이내로 번식 능력과 유전적 불량 형질이 없을 경우 고등등록우가 될 수 있으며 부모가 모두 고등등록우로 생후 36개월령 이상에서 혈통 등록우를 기준 이상 생산했을 때 육종우가 된다.
혈통 등록우에게는 혈통 등록증명서를 발급해 주고 있는데 이 증명서에는 혈통 관계뿐 아니라 외보의 특징과 번식·등록·이동에 관한 기록이 자세히 명시돼 있다.
지난 1995년부터 개량에 관심을 갖고 한우 혈통 등록을 하고 있는 충북 한우사랑농장의 조영수 대표는 “혈통 등록을 하지 않으면 소의 부·모에 대한 정보를 전혀 알 수가 없어 근친의 우려도 있다”며 “개량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는 농가들은 이미 혈통 등록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박승술 전국한우협회 전북도지회장은 “한우에 대한 정확한 혈통 계보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혈통 등록은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며 “일본의 경우 우리보다 훨씬 앞서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렇게 한우 혈통 등록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혈통 등록이 바로 우량 송아지를 통한 개량, 고급육 생산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국 도축장에 출하된 일반 한우와 혈통 등록우만 참여할 수 있는 전국 한우능력평가대회의 출품우의 성적을 보면 2008년도 전국 도축장에 출하된 전체 거세한우의 1등급 이상 출현율은 75.7%이지만 2008년도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 출품된 혈통 등록 거세우는 1등급 이상 출현율이 92.4%에 이르고 있다.
#“한우를 한우로 보존하기 위한 사업”
한우판별사업이 올해부터 시작됐다.
이는 소의 사육단계에서 한우와 교잡우를 구별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2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한우 판별사업은 일부 농가들에 의해 한우와 젖소의 교잡우 생산이 근절되지 않고 있고 유통과정에서의 둔갑판매 등도 여전해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한우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다.
또 22일부터 판매단계까지 전면 시행된 쇠고기이력추적제는 소가 태어나면서부터 매장에서 판매되기 까지 전 과정의 정보를 관리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쇠고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한우 혈통 등록사업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우의 족보를 구축해 한우를 한우로 보존하고 한우농가가 개량의 지표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태어나는 송아지는 모두 혈통 등록을 하고 있다는 김인필 경기한우조합장은 “지금의 소 및 쇠고기이력추적제는 어디서 태어났고 어느 도축장과 가공장을 거쳐 소비자에게 판매되는지만을 말해주고 있어 부·모를 알 수 있는 친자확인은 빠져 있다”며 “지금 이력추적제를 하는 것도 농가에게 버거운 일이 될 수 있지만 소에 대한 족보를 만들어줘야 완전한 이력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역시 “송아지의 부·모가 확실하고 이모색이 없는 송아지만 혈통등록우가 될 수 있다”며 “한우농가가 혈통 등록에 더 관심을 갖는다면 진짜 한우만 한우로 키울 수 있고 부·모에 대한 계통 정보를 통해 형질을 보완, 우수한 한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정용호 한국종축개량협회 한우개량부장> “한우 혈통 등록으로 유전자원보존은 물론 개량을 통해 농가의 소득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정용호 한국종축개량협회 한우개량부장은 혈통을 등록하는 것은 한우 농가를 위한 것이라며 입을 열었다.
“농가가 어떤 소를 길러야 하는 지, 어떤 소가 우수한 소인지 알기 위한 첫 걸음이 바로 혈통 등록입니다. 우수한 한우를 위해서는 계속 선발과 도태를 해야 하는데 이 때 한우 혈통 등록이 지침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 부장은 혈통 등록된 송아지만 경매되는 등록우 경매시장만 보더라도 일반 우시장에 나오는 송아지보다 훨씬 성적이 좋다며 “이는 등록우 경매시장은 부·모를 알 수 있는 만큼 종모우에 대해 어느 정도 능력이 검증된 송아지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일본처럼 후대축의 능력을 알기 위해 혈통 등록우에 대한 가계도를 만들어 어미소의 능력도 추정해야 합니다. 또 혈통 등록을 기초로 각 농장단위별로 혈통 내력에 대한 가계도를 만들어 보다 체계적으로 평가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일부에서 교잡우를 만들어 유통 과정에 혼란을 주고 있는 현실과 관련해 그는 “10년전에 한 번 교잡을 해도 후대축에 나타날 수 있다”며 “모색이 차이가 없고 혈액 비중이 90%가 넘어도 교잡우는 교잡우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장은 또 “한우를 한우로 기르는 농가가 편법으로 한우를 만들어 기르는 농가에 의해 피해를 보는 일이 생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혈통 등록을 해야 한다”며 “순수한 한우농가를 보호해 한우를 안정적으로 사육하도록 하기 위한 사업이라는 것을 더 많은 농가가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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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농수축산신문 2009년 6월 24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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