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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성수기, 쇠고기 이력추적제 시행 현장 가보니…
관리자 2009-09-28 1645


추석 성수기, 쇠고기 이력추적제 시행 현장 가보니…


   냉장 선물세트 적용작업 ‘부랴부랴’, 추석 이후 대대적 단속예고 ‘골머리’

“쇠고기 이력추적제가 시행된다는 말은 들었지만 개체식별번호를 일일이 확인하지는 않아요. 한우라고 믿고 사는 거죠.”

추석을 열흘 앞둔 지난 23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이마트 성수점. 매장 곳곳에는 추석선물을 준비하는 소비자들로 붐비고 있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이효연(70)씨도 추석에 지인에게 줄 선물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다. 이 씨는 정육코너에서 한우 갈비세트를 가르키며 “이거 한우 맞죠? 하도 속여서 팔다 보니까 마트라고 해도 믿음이 가야지”라며 매장 직원에게 재차 묻는다. 이에 매장 축산물 담당자가 “저희가 판매하는 한우는 100% 이력추적제에 등록된 것이니까 안심하고 구입하셔도 괜찮습니다”라고 답한다.

통일된 지침 만들어

담당자 교육 강화

선물세트 관련

가이드라인도 필요

이마트는 쇠고기 이력추적제가 전면 시행되기 이전부터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대부분의 대형할인점과 백화점들이 이번 추석 선물세트 물량을 앞두고 이력추적제 시행에 난감함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물류센터와 연계해 선물세트를 포함한 전 품목에 이력추적제를 적용하고 있다.

선물세트는 세트 구성상 여러 마리의 부위가 섞이기 때문에 일일이 개체식별번호를 표시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묶음번호를 사용해야 하지만 이럴 경우 다른 부위나 다른 등급 고기가 바뀔 수 있는 위험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홍성진 이마트 축산팀 바이어는 “물류센터와 연계해 등급이나 부위가 섞일 경우 전산입력에 오류가 발생하도록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며 “포장단위는 물론 포장박스와 가방에도 별도로 품목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번호를 사용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력추적제 시행으로 유통이 간소화되고 투명해 진 것은 사실”이라며 “업체들도 소비자들에게 자신 있게 판매할 수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형할인점 대부분들의 올해 추석 냉동 한우 선물세트는 이력추적제 적용이 제외돼 있다. 이력추적제가 전면 시행된 6월 22일 이전에 세트물량을 작업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할인점들은 냉장 세트물량부터 이력추적제를 적용하기 위해 부랴부랴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인력을 확충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평소에 비해 30~40%의 작업속도가 지연되는 등 애를 먹고 있다. 또한 전산 프로그램이 개발되지 않은 곳의 경우 수기로 개체식별번호를 적을 경우 개체가 섞일 수 있는 위험부담도 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추석이 끝난 후에 본격적인 단속에 나설 방침이어서 재고물량에서 혹시 실수가 발생해 지적을 받게 될 것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또한 정부기관이나 각 시도에서 단속을 나오지만 단속 주체마다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있어 혼란이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예를 들어 묶음번호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개체별 식별번호를 일일이 붙여도 되지만 일부 시군 담당자들이 무조건 묶음번호를 사용해야 한다는 등의 혼선이 바로 그것. 이에 따라 단속주체의 교육을 통해 통일된 지침이 마련되고 선물세트에 대한 이력추적제 적용에 필요한 가이드라인 마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윤병수 롯데마트 바이어는 “정부에서 본격 단속에 나선다고 하니 차라리 재고를 남기지 않고 단속에 적발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며 “단속만을 강화할 경우 한우 취급이 위축된다는 우려도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출처 : 농어민신문 2009년 9월 28일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