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육우 산지값이 지난 3월 정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하는 양상이다. 지난 2008년 3월 최저가를 기록했다가 올해 3월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 온 것과 대조적이다. 한/육우값이 내림세를 지속하자 전국한우협회 등 관련업계가 대책을 논의하는 등 분주하다. 한/육우값 하락세는 이미 지난해부터 예견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은 사육마릿수의 지속적 증가가 언젠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수차례 지적했다. 하지만 농가의 입식 열기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정액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송아지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오는 9월 사육마릿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4% 증가한 284만마리로 예상된다는 농경연의 전망을 보면 앞날은 더 불안정하다. 농가의 식지 않는 송아지 생산 및 입식 열기는 믿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8년 촛불시위 이후 미국산 쇠고기가 시장에서 맥을 못 춘데다 음식점 원산지표시제와 이력추적제 실시로 한․육우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두터워져 지나치게 자신감을 가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여건이 좋아도 공급이 넘치면 값은 꺾이는 게 시장의 냉엄한 법칙이다. 더구나 쇠고기 수입량이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하고 있는 현실도 가격 형성에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이다. 설상가상으로 구제역 사태 종식으로 가축 이동제한이 풀리면서 홍수출하가 이뤄지고 있으니 당분간 가격이 상승세로 반전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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