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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에 ‘속고’ 사료 값에 ‘울고’…결론은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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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데 까지 버텼다.”
어제 치솟고, 오늘 비상하는 사료가격에 축산농가들은 자다가도 경기를 앓는다. 피 마른다. 2006년 10월부터 만 1년3개월만에 평균 32% 가격이 뛴 사료값. 좀 더 현실감 있게 표현하자면 한우 100두를 키우는 농가가 1년 전보다 사료값으로 어림잡아 매월 200만원씩 더 지불해야 한다. 1년에 7~8천만원은 예삿일이다.
새해 접어들자마자 시중배합사료 가격이 6~9%까지 또 뛰었다.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할 때 송아지용 30.1%, 비육우용 25.2%, 양돈용 30.1%, 양계용 28.5% 등 평균 32% 인상됐다.
사료업체들은 미국산 옥수수가격이 톤당 3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곡물가격 급등세가 꺽이지 않고 있고, 해상운임비도 40%이상 올라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원인과 현상에 대한 결과는 농가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축산물가격 하락과 불투명한 장래 등을 감안하면 사료값 인상분의 곱절 이상 농가들이 생혈을 짜내고 있는 것이다.
축종을 불문하고 농가들의 농장운영이 희망이 없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일례로 최근 산지 돼지가격은 지육 kg당 3천원 안팎에서 머물러 있다.
반면 생산비는 kg당 3천200원선으로 계산되고 있다. 인건비는 고사하고 생산단가에도 못미치는 사업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유지하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줄도산’이 자명하다는 우려다. 여기에 2월말이나 3월쯤 5~6%의 사료값 추가 인상요인이 발생할 것이라는 사료업계의 분석이 있어, 이같은 우려가 근시일내 눈앞에 벌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지난 4일 양돈협회에 이어 14일 낙농육우협회도 성명을 내고 사료값 인상에 대한 대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협회는 성명서에서 “이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이렇다 할 대책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정부당국에 실망감을 넘어 분노를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성토했다. 협회는 또 가격인상분을 농가들에게만 떠넘기는 사료업체들의 생산단가를 공개하는 동시에 정부의 조속한 대안제시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안성 일죽에서 돼지를 키우는 장명성(44)씨는 “이를 악물고 갈 때까지 갈려고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돈사를 비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진다”면서 “나라에서 무엇을 해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앉아서 셈을 해도 답이 안 나온다. 폐업하는 농가가 벌써 눈에 띠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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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농업인 2008년 1월 18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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