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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가격 안정기금’ 도입 등 완충장치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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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고삐 풀린 사료값, 대책 없나
배합사료값이 또 꿈틀대고 있다. 배합사료 생산업체들은 국제 곡물값이 급등한 데다 해상 운송료까지 크게 올라 당장 값을 올리지 않고서는 경영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축산농가들은 사료값이 2006년 11월 이후 다섯차례나 올랐는데, 추가로 인상될 경우 도저히 양축활동을 할 수 없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고삐 풀린 가격=배합사료 업계 선두를 달리는 ㅇ사는 지난 18일을 기해 1㎏당 비육용 소사료는 30원, 양돈용은 44원, 낙농용은 35원, 육계용은 60원, 산란계용은 53원씩 값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업체들도 3월 초에 품목별로 10% 안팎으로 값을 올리기로 하고 농가 여론과 시장 상황을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배합사료값은 2006년 11월부터 올 3월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40% 이상 오르게 되는 셈이다.
ㅅ사가 제조한 비육용(소) 사료(25㎏ 1포대)의 경우 2006년 12월 6,210원이었으나 2007년 3월 6,690원, 2007년 6월 7,190원, 2007년 10월 7,690원, 2008년 1월엔 8,290원으로 뛴 데 이어 3월에 추가 인상될 경우 9,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ㅇ사의 양돈용 사료도 2006년 8,380원에서 올 1월엔 1만1,130원, 3월에는 1만2,000원 선에 판매될 전망이다.
◆농가 수익 악화=사료값이 오르면 축산농가의 경영비가 늘어나게 된다. 축산물 생산비 가운데 사료비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축산물 생산비(2006년 기준) 가운데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우 비육우 27.2%, 한우 송아지 38.6%, 비육돈 45.6%, 달걀 48.9%, 육계 50.5% 등이다. 그런데도 산지 가축가격 전망은 결코 밝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한우는 6~10.5%, 돼지는 5.4~9%, 육계는 6.2~8.9%씩 값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산지 가축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인데도 사료값은 올라 축산농가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본지가 입수한 한 중견 사료업체의 ‘배합사료가격 인상에 따른 양축소득 감소 분석’ 자료에는 한우 비육의 경우 소값이 10% 하락하고 사료값이 10% 인상될 경우 소 한마리당 농가 수익이 76만1,000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소값이 15% 하락한 상태에서 사료값이 15% 인상되면 농가 소득 감소분이 109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돼지·산란계·육계·젖소 사육농가들도 사료값이 오르면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 비육우 100마리를 사육 중인 백일성씨(경북 경주시 현곡면)는 “올해 초 사료값이 올라 연간 730만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데, 소값은 떨어지고 있다”며 “만일 이 상태에서 사료값이 더 오르게 되면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 마련 시급=축산업계에선 국내 축산업 여건이 날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사료값마저 계속 오르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사료값 인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사료가격 안정기금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도 2006년 하반기 이후 사료가격을 40% 이상 올렸지만 사료가격 안정기금 덕분에 양축농가 추가 비용부담은 5~6%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대한양돈협회의 관계자는 “사료값이 추가 인상되는 3월부터는 양돈업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할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농가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사료원료 가운데 옥수수를 대체할 수 있는 싸고 새로운 사료작물을 개발하고 조사료 작물 재배를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또 사료 원료 곡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구매 원산지를 다변화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안규종 농림부 축산경영과 사무관은 “농가의 사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다각도로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밝힌 사료구매자금 1조원을 3월 중 농가에 지원하기 위해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 등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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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농민신문 2008년 2월 22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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