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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입장 팽팽 … 협의 일정 ‘안개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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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 기립불능 소를 불법 도축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논란이 다시 일고 있는 가운데, 한·미 FTA 비준 추진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대응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미국 쇠고기 수입협상 어디까지
미국산 쇠고기는 과연 안전한가? 최근 미국산 쇠고기 6만4,800여t이 리콜되며 그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는 미국 측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의 전제조건으로 우리나라 쇠고기시장 개방을 공공연히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 정부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FTA 비준 추진을 합의한 바 있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변화가 우려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과 수입위생조건 개정 협상 상황, 우리 정부의 대응 등을 살펴본다.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믿을 수 있나=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치노의 웨스트랜드-홀마크 미트사 도축장 기립불능 소 동영상이 공개되고, 해당 도축장에서 생산한 6만4,800여t의 쇠고기에 대해 리콜 명령이 내려진 데 이어 2만2,600여t이 이미 학교 급식 프로그램에 따라 학교에 전달됐고 최소한 9,000여t이 학교에서 소비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미국 농무부 전·현직 검사관들은 이번 사태가 검사관 부족으로 수백마리의 동물을 한꺼번에 훑어보는 수준으로 검사할 수밖에 없는 소홀한 검사체계가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나섰으며, 미국 의회는 공청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안전성과 관련해 파문이 번지고 있다.
이에 앞서 국내에서는 민변과 소비자단체 등이 소송을 통해 확보한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과 관련한 정보를 두차례 공개했다. 민변은 이들 자료를 공개하며 “미국 농무부는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이 ‘공정 일탈과 작업자의 실수를 적발하지 못한 카길 쇠고기 수출 작업장의 포장 공정 통제 실패’라고 결론내리고 ‘미국 쇠고기 수출 작업장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다’고 인정했다”고 밝혔다.
◆수입위생조건 협상 진행 중…협의는 중단=지난해 10월 미국산 쇠고기에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발견돼 선적중단과 검역중단된 이후 10월11~12일 열린 수입위생조건 개정을 위한 검역협의에서 미국 측은 ‘국제기준’ 원칙 고수를 완강하게 주장하며 갈비는 물론이고 나이나 부위에 관계없이 모든 쇠고기를 수입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은 미국의 등뼈와 갈비 통뼈 발견 등 현행 수입위생조건 위반 사실과 수입위험평가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 등을 들어 ‘30개월령 미만’ 연령 제한과 광우병 SRM과 미국 내 소비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사골·우족·꼬리·내장 등 부산물 수입도 허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1차 협의 이후 4개월여가 지난 2월22일 현재까지 아직 후속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농림부의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협상이 진행 중이기는 하나 2차 협의 일정은 추진되거나 계획된 일정이 일체 없다”며 “개점휴업 상태”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 대응=우리 정부가 한·미 FTA 국회 비준에 적극적인 입장이나, 4월9일 총선을 앞두고 농촌지역구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21일 미국 의회가 한·미 FTA와의 연계를 주장하고 있는 쇠고기 문제에 대해 “쇠고기 문제에 대해 양국의 의견이 다르지만 과학적 근거, 국제적 기준 등을 고려해 해결 방안을 찾을 것”이라며 “추가 협의 일정은 없으며, 쇠고기 문제 해결 시한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축산업계 관계자들은 “한·미 FTA 국회 비준에 매달리다 수입위생조건 개정 협상을 서두르거나 졸속으로 처리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자칫 미국이 대선 이후 입장을 바꿀 경우 우리는 쇠고기시장만 내주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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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농민신문 2008년 2월 25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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