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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송아지 한마리 키우기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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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 입식을 위해 거창 소시장을 찾은 농업인들이 송아지를 둘러보고 있다. |
현장-거창 소시장 한우농가 표정
11일 경남 거창 소시장은 새벽 6시30분 개장과 함께 분주히 밀려드는 트럭들의 소음과 먼지로 시작됐다. 송아지를 풀어놓자 시작된 흥정은 싸게 사려는 목소리와 제값을 받으려는 목소리의 기선 제압 입씨름으로 달아올랐다.
이 같은 서로 다른 목소리 속에 일치된 것은 ‘못해 먹겠다’는 탄식이다. 그 원인은 바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는 사료값.
한우 20마리를 키우고 있다는 이수성씨(47·거창군 거창읍)는 “아직 사육 규모를 줄이지 않고 있으나 사료값이 더 오른다면 다른 농가와 같이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높은 사료값은 특히 소규모 축산농가의 입식 규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공태근씨(56·거창군 고제면)는 “부업으로 송아지를 입식해 임신하면 시장에 내놓고 있다”며 “예전에 2마리를 입식해 키워 내놓을 것 같으면 요즘에는 1마리도 입식하기 어려운 실정으로 소규모 농가의 경우 사료값을 감당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입식 규모 축소는 농가 규모에 관계없이 벌써 많이 진행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홍옥 거창축협 대리는 “자금력 있는 농가의 경우 아직 버티고 있으나 많은 농가들은 이미 입식 규모를 줄인 상태”라며 “예년의 경우 보통 230마리 정도가 시장에 나왔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줄기 시작해 오늘은 160마리 정도에 그친 것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시장에서는 100여마리가 주인의 품을 떠나 새 주인의 트럭으로 실려 나갔다. 거래된 송아지값은 암소 190만~200만원, 수소 210만~215만원 수준으로 보합세를 보였다.
이제 남은 것은 자금력 있는 농가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축사가 비어 시장을 찾았다는 한 농가는 “소규모 농가들이 사료값 인상으로 100원이 더 필요하다면 대규모 농가들은 5,000원이 더 필요한 것 아니냐”며 “사료값 인상으로 겪는 고통은 어찌보면 대규모 농가들이 더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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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농민신문 2008년 3월 14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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