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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값 오르고 가축시세 내리고 … ‘최악의 위기’ 닥치나
관리자 2008-03-18 1422


사료값 오르고 가축시세 내리고 … ‘최악의 위기’ 닥치나


그림.

사육포기 속속 나타나 축산업계 긴장 ‘바짝’

‘우리 축산업은 IMF 때보다 더 큰 위기 상황….’

올해 우리 축산업이 사상 최악의 사태에 빠져들 것이란 ‘축산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다. 산지 가축가격은 꾸준히 하락하는 반면 사료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 축산농가들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경영난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위기설’의 핵심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양축농가 소득 역조현상이 심화될 경우 축산 기반마저 붕괴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멈추지 않는 사료값 인상 행진=3월1일을 전후해 일반 사료업체들이 축종별로 배합사료 1㎏당 30~63원씩 평균 10%가량 가격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농협사료도 17일 1㎏당 평균 35원씩 값을 올렸다. 농협사료의 관계자는 “사료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왔으나 현행 가격을 유지할 경우 연도 말 적자액이 1,2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분석돼 불가피한 결정을 하게 됐다”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배합사료가격은 2006년 11월부터 인상 행진을 시작해 지금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40% 이상 상승한 상태다.

배합사료값이 이처럼 크게 올랐지만 민간 배합사료 업체들은 상반기 중인 5~6월에 또 한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곡물가격과 해상 운송료가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마저 약세를 면치 못해 사료값을 추가로 올리지 않는다면 공장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 사료업체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실제 국제 시장에서의 원료곡물 1t당 가격은 옥수수의 경우 2006년 3월 129달러에서 2006년 12월 178달러, 올 1월에는 270달러로 오른 데 이어 3월 현재에는 35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대두박·야자박·팜박·소맥 등도 1년 사이 2~3배씩 값이 뛰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곡물을 실어 나르는 5만5,000t급 선박의 1t당 운송료 역시 지난해 3월 61달러에서 올 3월에는 180달러로 1년 만에 3배나 올랐다.

◆최악의 경영난 불가피=사료값이 오른 것에 비례해 축산농가 수취가격이 상승하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농가들이 사료를 구입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계속 늘어나는 반면 가축을 팔아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자꾸 줄어 농가들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농협에 따르면 산지 한우값(600㎏ 암소 기준)은 지난해 1월 548만원 하다가 현재 49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한우 큰 수소(600㎏ 기준)값도 3월 현재 430만원 선으로 연초보다 40만원가량 하락했다.

생산비 가운데 배합사료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돼지(비육돈 100㎏ 기준)의 경우 지난해 초 22만6,000원에서 3월 현재는 20만원 선으로 떨어져 농가들이 정부에 긴급 수매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갈비 등 뼈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될 경우 산지 가축시세는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규모 양돈농가를 시작으로 사육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속 나타나 축산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고동수 강원양돈농협 조합장은 최근 열린 축산발전협의회에서 “현재의 사료가격으로도 연말 안에 양돈농가 50%는 쓰러질 것”이라며 사료가격 인상에 따른 농가 경영안정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위기’에 대한 공감대 부족=사료값 인상과 관련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배합사료 긴급 구매자금 1조원을 저리로 대출해주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 외엔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이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축산업계를 제외하면 어느 누구도 사료값 인상에 따른 심각성을 잘 느끼지 못해 정부의 대책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축산단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 열린 농업인 단체장 모임에선 국제 곡물값 폭등에 따른 사료값 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의했더니 쌀값을 크게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왔다며 반기는 단체장도 있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채형석 농협 축산경제기획부 부부장은 “IMF 때는 모든 분야에서 다같이 어려움을 겪어 공동으로 위기를 돌파해나갈 수 있었으나, 현재 사료값에 대한 심각성은 축산업계만 느낄 뿐 다른 분야에선 관심조차 두지 않는 것 같다”며 “사료값 부담으로 농가들의 가축 사육 포기 사태가 이어지면 축산 기반이 붕괴되는 등 국가 경제에 엄청난 피해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범정부적인 관심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출처 : 농민신문 2008년 3월 19일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