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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한마리중 선호부위 30%만 제값 받아
관리자 2008-06-23 1757


소 한마리중 선호부위 30%만 제값 받아


   나머지 70% 재고처리 부담 떠안아…편향적 소비패턴 원인

대부분의 서민들은 한우가 비싸다고 말한다. 단순히 한우 구입 시 뒤따를 수 밖에 없는 경제적 부담감만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수긍이 가능 부분이다.

그러나 그 상품성이나 생산비 등을 고려할 때 필요이상 높은 대가를 지불하면서 한우를 구입한다는 생각은 결코 적절치 않다. 더구나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한우 제품이 속속 출현, 서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유통에 거품이 많다? 얼마 전 한 방송 프로그램은 한우의 유통단계가 복잡함을 지적하면서 그 거품을 없애면 소비자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식당에서 한우 한 마리를 팔면 2마리가격이 남는다는 것이다.

유통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비교에 불과하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산지에서 520만원하는 소가 식당에서는 1천300만원에 팔리고 있다는 것은 단순히 등심이나 갈비, 특수부위 같은 일부 부위만을 감안한 것”이라고 전제, “하지만 소 한 마리에서 소비자가 선호하는 구이용 부위는 30%에 불과한 반면 나머지 70%는 대부분 제값을 받지 못하는 비선호부위라는 점은 계산에서 제외, 결과적으로 현실을 왜곡하고 말았다”고 지적한다.

소 한 마리 전부를 구입한 식당은 구이용을 제외한 70%의 재고를 처리해야 하는 부담도 함께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도권 한우전문식당의 경우 등심 가격이 보통 1인분(150g)에 4만원을 조금 넘어서며 일반인들로 부터 비싸다는 시선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만한 이유가 있다”며 항변하는 해당업소들의 주장도 바로 이러한 현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신국찬 서울축산물공판장중도매인조합 부회장은 “소 한 마리를 팔 때 30%도 안 되는 부위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충당할 수 밖에 없다보니 해당 부위의 소비자 가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며 “로스용 일부를 제외한 한우가격은 절대 비싼 수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소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한다.

■한우고기가 아닌 서비스를 산다

또 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식당의 기능이 원자재에 ‘서비스’라는 재화를 제공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이다.

식당의 판매가격에는 한우와 함께 제공되는 야채나 서비스의 비용이 포함될 수 밖에 없다. 점포의 임대료, 인건비에 이르는 각종 관리비용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소비자가 고기의 원가만을 생각해 단순히 비싸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식당에 따라서는 한우 1인분의 판매가격이 6만원에 육박하는 사례도 있지만 고기의 품질 뿐 만 아니라 제공되는 서비스와 마케팅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임을 염두에 둬야한다.

이는 한우에 국한되는 것만이 아니다. 수입육의 경우도 크게 다를 바 없다. 호주산 쇠고기를 취급하는 한 수입육 프랜차이즈의 경우 갈비살을 1인분(150g)에 6천원 정도의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 강남 S가든에서는 호주산 갈비 1인분이 무려3만5천원 수준에 팔고 있다.

5배 이상의 가격차를 단순히 원재료육의 차이만으로 보기에는 차이가 너무 크다.

전문가들은 도축장에서 바로 식당으로 연결되면 유통마진을 줄일 수 있다는 해당 프로그램의 지적에 대해서도 “현재 우리 식생활과 업계 상황으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각 부품이 조립돼서 하나의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자동차와는 달리 소의 경우 도축단계에서 부터 각 부위별로 나눠져 판매되는 특수성 때문에 중간상인의 역할이 필수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유통마진이라면 오히려 수입육이 더욱 문제가 된다.

수입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수입육의 경우 현지로부터 국내 시장에 풀리기까지 무려 4단계 이상의 유통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중소 업체는 대부분 국내 메이저 업체로부터 쿼터를 받아 수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소비자들의 편향적인 소비패턴으로 인해 야기된 가격 논란 때문에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하는 한우농가나 유통업계의 속내는 답답하기만 하다.



출처 : 축산신문 2008년 6월 23일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