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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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다 죽게 생겼어
관리자 2008-12-05 1464


이러다 다 죽게 생겼어


사진.

미 쇠고기 탓 소값 곤두박질…사료값만 계속 올라

“소를 갖고 나왔는데 누가 사야 말이지. 대형마트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한다는 방송이 나온 후로 소 값이 곤두박질 치는데 이러다 한우농가들 다 죽게 생겼어. 뭔가 대책을 세워야지 원...”

대형마트들의 미산 쇠고기 판매 후 열린 홍성 우시장에는 출장 두수가 줄고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한 농민이 팔리지 않는 소를 트럭에 싣기 위해 옮기고 있는 모습.

소값, 2년전 구입 송아지값 수준

팔려고 해도 살사람 없어 속앓이

홍수출하에 소값 대란 올라 불안

지난 1일 새벽, 어둠이 짙게 드리운 충남 홍성 소재 홍성 우시장. 추운 날씨를 피해 모닥불에 삼삼오오 모인 농가들의 입에서는 한숨이 섞인 입김이 연신 뿜어졌다. 가뜩이나 사료값이 올라 생산비도 건지기 힘든 상황에서 대형마트의 미국산 쇠고기 판매 소식에 농가들은 물론 상인들의 심리도 추운 날씨만큼 꽁꽁 얼어 있었다. 단지 “이 가격으로는 생계도 힘드니께 조금이라도 더 쳐 줘”라는 농가들과 “그 가격으로는 어림없다”는 상인들의 실랑이만 오고 갈 뿐이다.

충남 서산에서 한우 60두를 사육하고 있는 유춘홍(59) 씨는 “새벽 3시30분에 소 9마리를 싣고 왔는데 겨우 2마리 팔았어”라며 “그나마 2마리는 값도 제대로 못 받고 나머지 7마리는 도로 갖고 가야할 판이여”라고 하소연했다.

이 날 홍성 우시장에 나온 소는 196두로 166두가 거래돼 84%의 성사율을 보였지만 소 값은 암소가 kg당 7700원, 황소는 6000원에 거래됐다. 평소 약 270두 출장에 250두 이상이 거래되던 것을 감안하면 성사율은 물론 출장 두수도 확 줄었다.

임창희 홍성축협 대리는 “미국산 쇠고기 판매 확대 소식이 발표된 직후 지난달 26일은 평소에 비해 kg당 300원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며 “소 값이 떨어지는데도 소를 사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잘 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도매인인 조창수 씨도 “열흘 전과 비교해 kg당 1000원은 가격이 하락했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누가 소를 내겠냐”고 말했다.

이처럼 소값 하락과 더불어 사료값 마저 껑충 뛰어버린 상황에서 농가들은 더 이상 한우를 사육해야 하는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5kg 한 포대에 7000~8000원 하던 사료값이 지금은 1만4000원으로 두배 가량 뛰었다. 여기에 사료값이 더 인상된다는 소식은 농가들을 더욱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복기만(충남 홍성?0) 씨는 “오늘 판매한 소 값이 2년전에 구입한 송아지 값이다”면서 “밑져도 너무 밑져서 더 이상 한우를 키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임창희 대리는 “농가들의 사육심리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며 “사료값을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어 소를 한꺼번에 출하하는 홍수출하가 우려되고 이에 따른 소값 폭락이 현실화 될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평소 오전 7시가 넘어 장이 마감되지만 이날은 거래가 더 이상 없어 어둠이 채 걷히기도 전인 6시30분이 되자 사실상 장이 마감됐다. 3마리의 소를 갖고 왔다는 한 농가는 “한 마리도 팔지 못했다. 광천장에는 좀 팔 수 있으려나”며 자신의 트럭에 소를 싣기 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출처 : 농어민신문 2008년 12월 4일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