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 축산과학원
조사료자원과장
우리나라 한우와 젖소가 먹는 조사료는
약 420만톤으로 자급률은 82% 정도이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양질의
조사료는 30~35%에 불과하고, 50% 이상을 사료가치가 낮은 볏짚으로
충당되고 있다. 또한 수입 조사료도 연간 70만톤 정도로 18%를 차지하고
있어 국내 자원인 양질 조사료의 확보는 무엇보다 시급한 실정이다.
조사료 공급 외에도 초지와 사료작물포는 수원함양, 대기와 폐수의 정화,
토양보전, 생물종 다양성 보존, 농촌 어메니티 제공 등 다양한 공익적,
다원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겨울철 청보리나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같은 사료작물의 재배는 녹색공간
제공, 경관 유지 등 국민정서 함양에 크게 기여하며, 이는 돈으로는
감히 계산할 수 없는 소중한 부분이다.
조사료 자급은 질병유입 막아
또 조사료의 자급은 구제역과 같은 악성 가축질병의 유입을 차단하고
어저귀나 돼지풀, 미국 자리공 같은 악성 외래 잡초가 들어오는 것을
근절시킬 수 있다. 안전한 조사료의 자급이야말로 안전한 고기와 우유를
생산할 수 있는 근본이다. 우리의 축산물은 우리 땅에서 우리가 키운
풀 사료로 생산해 내어야 한다.
다행히 최근 청보리의 사료화 이용기술이 정착되고 청보리 전용 품종이
개발·보급되면서 양질 조사료의 자급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개발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품종이 보급되면서 양질
조사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배면적 또한 확대되고 있다. 그러면
청보리나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사료적 가치는 어느 정도 되고 수입
조사료와 비교하여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사료가치는 우수하고 경쟁력이 있다. 이들 국내산 조사료의
영양적 가치는 가소화영양소총량(TDN) 기준으로 60% 이상으로 수입되는
알팔파 건초와 비슷하며 티머시 건초, 클라인 건초, 귀리 건초보다 우수하다.
TDN 기준 가격도 수입 조사료에 비해 20~40% 정도 저렴하다. 청보리가
TDN ㎏당 469원인데 비해 티머시 건초는 787원, 클라인 건초는 684원,
귀리 건초는 715월, 알팔파 건초는 625원 이었다. 또한 국내 개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도입품종에 비해 TDN 생산량이 8% 증가하고 건물 소화율이
15% 증가하였다.
이제는 국내산 조사료도 가격 경쟁력 뿐만 아니라 품질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청보리나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같은 양질의 사료작물 재배는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 어려운 사료산업에서 국내 부존자원을 이용한
조사료 자급에 큰 희망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우수 조사료를 가축에게 먹였을 때 사양효과 역시 우수하다.
거세한우에 청보리 사일리지를 먹였을 때 볏짚 대비 일당증체량 5~8%
증가, 배합사료 10~18% 절감, 1등급 이상 출현율 76% 증가(50% → 88%),
양축소득 40% 이상 향상 등의 효과가 있었으며, 청보리 위주 TMR 사료
급여시에는 사료비 28% 절감, 양축소득 30% 증가가 가능하였다.
청보리 품질·가격경쟁력 우수
젖소 착유우에 청보리와 수입 조사료와 급여한 결과 산유량 2% 증가,
사료비 13% 절감효과를 얻었다. 또 국내 개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위주
TMR 사료 급여시 산유량은 호밀 TMR 사료 급여에 비해 5~13%, 낙농소득은
8~32%가 증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쌀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고, 벼 재배면적은 1,000천ha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유휴 논과 밭에 조사료를 재배하면 아무리 많이 생산하여도
경쟁이 될 작물이 없어 시장교란을 일으키지 않는다. 수입 조사료를
줄이고 생산비를 낮추며 고품질의 안전 축산물을 생산하여야만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에서 이겨나갈 수 있다.
축우산업에서 조사료의 자급이야말로 국제 곡물 시세에 영향 받지 않으면서
우리 축산을 온전하게 지키고 고품질 건강 단백질식량을 국민에게 공급해주며,
수입 사료를 줄여주면서 발생되는 가축분뇨의 자원순환을 통한 우리
환경과 국토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축산뉴스 2008/1/16 |